(노동) 면접 이후 합격이 유력하다며 출근일 등 통화한 것은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기 어려워 채용 취소해도 부당해고 해당하지 않는다는 판결 (서울행정법원 2023구합75102)

 

 면접시험 이후 합격이 유력하다며 출근일 등 대표이사와 통화한 것은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기 어려워 채용 취소해도 부당해고 해당하지 않는다는 서울행정법원의 판결문입니다. 유사한 사례가 많을 것으로 보입니다. 

 

 

 

사 건 2023구합75102 부당채용취소구제재심판정취소의 소

원 고 A 주식회사

피 고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

피고보조참가인 B

판 결 선 고 2024. 10. 10.

 

주 문

 

1. 중앙노동위원회가 2023. 7. 11.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중앙2023부해*** 부당채용취소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그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 유

 

1. 재심판정의 경위

 

. 원고는 2004. 2. 21. 설립되어 상시 약 25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화장품 원료제조업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 원고는 2022. 10.경 관리총괄 이사를 구인하는 내용의 채용공고(이하 이 사건 채용공고라고 한다)를 하였고, 이 사건 채용공고를 보고 입사지원서를 제출한 참가인에 대하여 2022. 10. 31. 면접을 실시하였다.

 

. 원고 대표이사는 2022. 11. 3. 참가인과 사이에 유선으로 다음과 같은 내용의 대화를 하였다(이하 이 사건 대화라고 한다

 

대표이사 : 지난번 면접도 잘 보시고 친화성도 있으셔 가지고 해서 함께 근무가 가능할

것 같아서 제가 연락을 드렸는데 좀 늦게 드려서 미안합니다.

참 가 인 : ,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대표이사 : 그 때(면접당시) 출근을 뭐 가능하면 월요일부터도 가능 하다 뭐 그런식으로

애기를 하셨어요. 그래서 저기 그게 언제부터 가능하세요?

참 가 인 : 다음 주 월요일 날 가능할 것 같습니다.

대표이사 : , 그러세요. 월요일이요. 지금 제가 그 때 이야기 된 게 급여가 얼마로 우리가 얼마로 했지요? 6,000이었나요 6,500이었나요, 어떻게 했나요. 6,000이었나, 나 메모를 해놓았는데..

참 가 인 : 6,000에서 6,500 사이라고 말씀하셨어요.

대표이사 : 아 그러셨죠. , 예 알겠습니다. 그 때 마지막에 여러 가지 자격증이 있으셔서 자격증이 있는 사람이 좋지 않겠습니까. 그렇게 하신 적이 있으셨고요. 그래서 제가 일단은 그 합격이 두 사람으로 좁혀졌어요. 그런데 제가 이렇게 전화들 드린 것은 하나는 저기 CFO, 저기 재무 쪽에 좀 강한 사람인데 일단 저는 재무 쪽보다는 인사총무 하면서 재무 쪽까지 두루 두루 원만하신 분이 오시는 것이 좋은 것 같고. 뭐 또 연세도 좀 가장 적당하시고 해서 그래서 일단 선정은 해놓았습니다. 급한 김에 연락을 드리고 제가 월요일 날 출근할지 화요일에 출근할지는 제가 말씀드리겠습니다. 걱정하지 마시고요. 제가 그 가능하면 월요일 날 출근할 수 있는지 검토해 보고, 늦어도 화요일날에 출근하는 거로. 이제 제가 미리 연락을 드리는 겁니다. 혹시 뭐.

참 가 인 : 그럼 최종 결정은 언제 내일이 금요일이잖습니까?

대표이사 : , , .

참 가 인 : 월요일에 출근하려고 하면..

대표이사 : , ~ 그래서 내일 정도가 될지. 오늘, 오늘 이걸로도 그냥 거의 최종 입니다. 사실은.

참 가 인 : 아 그래요 그럼 다음 주 월요일에 출근하죠.

대표이사 : 예 예 예 그러면은 어~ 어 제가 이거 그럼 월요일 날.

참 가 인 : , , .

대표이사 : 혹시 화요일 날 출근도 가능하신가요?

참 가 인 : , , 저는 상관없습니다.

대표이사 : 예 예 그럼 화요일 날.

참 가 인 : 화요일 날로요.

대표이사 : 네 화요일 날 출근하는 걸로.

참 가 인 : 네 알겠습니다. 화요일 날 첫 출근하는 날로 알고 출근하겠습니다.

대표이사 : 알겠습니다. 화요일 날 출근하는 걸로 그렇게 알겠습니다. 저도 감사합니다.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참 가 인 : 아닙니다, 그럼 다음 주 화요일에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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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고 대표이사는 참가인 외의 다른 후보자를 채용하기로 정한 후, 2022. 11. 7. 참가인에게 당사에서 입사를 보류해야 할 일이 생겼습니다. 내일 출근은 어렵게 되었습니다. 경영지원팀과 당사 영업담당본부장과 좀 더 상의하고 연락드리겠습니다.’라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전송하였다(이하 이 사건 통보라고 한다).

이에 참가인이 원고 대표이사에게 이 사건 통보가 입사 최종 확정 통보를 취소한다는 의미지인지 입사예정일을 조정변경한다는 의미인지를 문의하는 답신을 하자, 원고 대표이사는 제가 목요일(2022. 11. 3.), 내부인원들과 조율이 안되어서 1차 합격은 내정되었으나 최종확정은 직원들과 협의하여 월요일에나 가능하기에 월요일 다시 연락드린다 했습니다.

내부조율이 필요하고 서로 공지가 안 된 상태에서 입사는 어려울 것 같아 보류하였습니다. 내부에서 충분히 상의가 필요하며 다른 곳에 취업하여도 됩니다.’라는 취지의 회신을 하였다.

 

. 참가인은 인천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통보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구제신청을 하였는데, 위 위원회는 2023. 5. 2. ‘당사자 간에 근로관계가 성립하였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참가인의 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 . 참가인은 이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는데, 위 위원회는

2023. 7. 11. ‘이 사건 대화를 통하여 참가인에 대한 채용 내정이 이루어졌으므로 근로관계가 성립하였고, 그럼에도 이루어진 이 사건 통보는 서면통지의무를 위반하였고 정당한 해고사유 또한 존재하지 아니하여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초심판정을 취소하고 원고의 구제신청을 인용하는 판정을 하였다.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 원고 주장의 요지

 

이 사건 대화 당시 원고 대표이사가 참가인을 채용하겠다는 의사를 명확히 한 것도 아니며, 근로계약의 중요 사항에 대한 의사의 합치가 존재하지도 않으므로, 이 사건 대화만을 이유로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근로계약이 체결되었다고 인정할 수는 없다. 따라서 이 사건 통보는 근로계약 체결 이후가 아닌 참가인에 대한 채용절차를 진행하던 중 이루어진 것이므로 해고가 성립하지 아니한다.

 

. 관련 법리

 

계약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당사자 사이에 의사의 합치가 있을 것이 요구되고 이러한 의사의 합치는 당해 계약의 내용을 이루는 모든 사항에 관하여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 본질적 사항이나 중요 사항에 관하여는 구체적으로 의사의 합치가 있거나 적어도 장래 구체적으로 특정할 수 있는 기준과 방법 등에 관한 합의는 있어야 하고, 그러한 정도의 의사의 합치나 합의가 이루어지지 아니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계약은 성립하지 아니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계약이 성립하기 위한 법률요건인 청약은 그에 응하는 승낙만 있으면 곧 계약이 성립하는 구체적, 확정적 의사표시여야 하므로, 청약은 계약의 내용을 결정할 수 있을 정도의 사항을 포함하고 있어야 한다(대법원 2017. 10. 26. 선고 2017242867 판결 참조).

 

. 참가인에 대한 근로계약이 성립하였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증거들, 갑 제8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와 참가인이 제출하거나 지적하는 사정들만으로는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객관적인 의사합치에 따른 근로관계가 성립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1) 원고 대표이사가 이 사건 대화를 통하여 확정적으로 참가인에 대한 채용의 의사를 밝힌 것이라고 인정할 수는 없는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 원고 대표이사는 이 사건 대화 당시 합격이 두 사람으로 좁혀졌다. 일단 (참가인으로) 선정은 해놓았다고 말하였다. 이에 대하여 참가인이 최종 결정이 언제인지 문의하자, 원고 대표이사는 내일 정도가 될지. 오늘 이걸로도 그냥 거의1) 최종입니다. 사실은이라고 대답을 하였다. 이처럼 원고 대표이사가 사용한 두 사람으로 좁혀졌다’, ‘일단’, ‘거의등의 표현을 보더라도, 원고 대표이사의 발언은 내부적으로 두 후보 중 참가인과의 근로계약 체결을 유력하게 고려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뿐이다.

) 참가인은 대표이사가 거의 최종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자체로 원고 대표이사의 발언을 사회통념상 최종 합격 통보로 이해할 수 있는 것이라고 주장하나, 그 직전에 한 원고 대표이사의 내일 정도가 될지라는 발언과 아울러 고려하면, 원고 대표이사가 최종 합격 통보가 별도로 이루어질 것임을 예정한 채 그와 같은 발언을 하였다고 인정할 수 있으므로, ‘거의 최종이라는 표현이 참가인에 대한 채용의사가 외부적객관적으로 명확하게 표명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 원고 대표이사가 이 사건 대화 과정에서 출근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는 하였으나, 이 사건 대화의 문맥상 종국적인 최종 확정 전단계인 점을 고려할 때 이는 원고의 주장과 같이 구체적 근로조건 협의를 포함한 2차 면접을 의미하는 것일 가능성도 존재한다. 설령 출근을 근로자로서의 출근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하더라도, 이는 향후에 직접 만나 최종 근로계약이 체결될 것을 전제로 출근일을 협의한 것에 불과하다. 또한 참가인이 원고 대표이사가 출근일정 관련한 언급을 한 직후에도 최종 결정 시점이 언제인지를 문의하여 참가인 스스로도 원고 대표이사의 출근일정 문의만으로 최종 합격이 이루어진 것은 아니라고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바, 원고 대표이사가 출근일정을 협의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참가인과 사이에 확정적으로 근로계약이 체결되었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 원고는 참가인이 채용 지원 과정에서 제출한 서류들 외에도, 근로자와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 서약서 및 각서, 주민등록등본, 건강진단서, 최종학교 졸업·성적증명서, 경력증명서, 신원보증인 인감증명 등의 서류를 제출받고 있는데, 원고가 참가인에 대하여 위와 같은 서류 제출을 요구한 사실도 없다.

 

2) 설령 참가인의 주장과 같이 이 사건 대화 과정에서의 원고 대표이사 발언을 참가인에 대하여 다른 채용자 후보자들에 비하여 우선권을 부여하는 취지로 보더라도, 그와 같은 발언을 통하여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근로계약의 성립을 인정하려면 그 이전에 참가인의 임금, 종사 업무, 근로계약 기간 등 근로계약의 본질적 사항이나 중요사항에 관하여는 구체적인 의사의 합치가 있거나 적어도 장래 구체적으로 특정할 수 있는 기준과 방법 등에 관한 합의가 존재하여야 한다. , 사용자가 채용희망자에 대하여 채용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하였다고 하더라도, 중요사항에 관한 당사자 사이의 구체적 의사 합치가 없다면 이는 그 채용희망자를 우선 대상자로 하여 근로계약 체결을 협의하겠다는 의미에 불과하고 그 자체로 근로계약이 체결되었다고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본채용을 별도로 염두에 둔 채용내정의 경우에도 유효하게 근로계약관계가 성립하므로(대법원 2000. 11. 28. 선고 200051476 판결 등 참조) 이는 이 사건 대화를 채용내정으로 보더라도 동일하다].

 

3) 그런데 이 사건 채용공고에는 급여에 관하여 면접 후 결정이라고만 기재되어 있었고, 면접 과정에서 급여에 관하여 대략적인 폭의 조율이 이루어지기는 하였으나, 구체적인 급여 액수가 확정되지는 아니하였으며(참가인이 6,000만 원에서 6,500만 원 가량으로 희망하였고, 이에 원고가 대략적으로 동의하였으나 연 500만 원의 금액 차이가 적은 규모라고 보기 어렵고, 본봉 외에 별도의 성과 수당이 존재하는지,) 존재한다면 그 기준은 어떻게 되는지 등 또한 구체적으로 정하여지지 아니하였다), 구체적 업무 내용과 권한 범위 또한 정하여지지 아니하였다. 특히 이 사건 채용공고에 의하더라도 근무형태가 정규직과 계약직이 모두 가능한 것으로 되어 있는데,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계약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것인지, 계약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이라면 그 계약기간은 어떻게 할 것인지, 계약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이라면 수습기간을 적용할지 여부에 대하여는 구체적 협의가 전혀 진행되지 않았다[참가인은 이 사건 채용공고에 근무형태가 정규직으로 명시되어 있었다고 주장하나(참가인 2024. 4. 11. 자 준비서면 제11쪽 참조), 이 사건 채용공고에는 정규직(수습기간)’계약직이 병기되어 있었을 뿐 아니라, 참가인 스스로도 이 사건 재심판정 과정에서 근로기간 및 형태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은 없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갑 제2 호증 제11쪽 참조)].

 

4) 통상적인 공채의 경우와 같이 채용공고에 체결될 근로계약의 중요 사항이 명시되어 있는 경우에는 채용공고가 청약의 유인에 해당하고, 그에 응하여 채용 지원을 하는 것이 청약에 해당하며, 그에 대한 사용자의 합격통보가 승낙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나, 이 사건과 같이 경력직 직원 1명을 채용하는 것이며 채용공고에 근로계약의 중요 사항에 관한 기재가 거의 포함되어 있지 않은 경우에는 원고가 참가인을 채용 대상자로 최종 확정한 후, 원고가 급여 액수, 계약 기간, 참가인이 담당할 업무 등에 관하여 구체적인 내용을 포함한 제안을 하여야 이를 근로계약의 청약으로 인정할 수 있고, 그와 같이 원고가 제시한 조건에 참가인이 동의할 경우 승낙의 의사표시가 존재하게 되어 근로계약이 성립하는 것이다. 참가인이 이 사건에 적용할 수 있다며 들고 있는 대법원 판례 및 하급심 선례들은 명확하게 합격 통보를 하였을 뿐 아니라, 이미 채용공고 자체에 세부적 급여조건, 근무형태 등이 명시되어 있었거나, 합격 통보 과정 등에서 근로계약의 본질적인 부분에 대하여 합의가 이루어진 사안들로 이 사건과는 사실관계를 달리한다.

 

. 소결론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확정적인 근로관계 성립을 인정할 수 없다. 이와 전제를 달리 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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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서울행정법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