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 2024구합65911 판결문) 육아휴직 기간 중 승진포인트를 받지 못하여 승진 대상에서 누락된 고인이 희망하지 않는 부서로의 이동을 통지받게 되자 그날 자택에서 자살한 사안, 업무와 사망 사이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한 사례

육아휴직 기간 중 승진포인트를 받지 못하여 승진 대상에서 누락된 고인이 희망하지 않는 부서로의 이동을 통지받게 되자 그날 자택에서 자살한 사안에서, 고인이 승진누락과 부서이동으로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그것이 도저히 감수하거나 극복할 수 없을 정도라거나 정상적인 인식능력이 저하되어 자살에 이를 정도라고 보기는 부족하여 업무와 사망 사이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

 

 

 

서 울 행 정 법 원
제 7 부
판 결
사 건 2024구합65911 유족급여및장의비부지급처분취소
원 고 A
피 고 근로복지공단
변 론 종 결 2025. 5. 29.
판 결 선 고 2025. 7. 24.


주 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 구 취 지
피고가 2024. 2. 2. 원고에게 한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결정을 취소한다.

 

이 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의 배우자 고 B(19**. **. *.생, 여, 이하 ‘고인’)
- 2011. *. *. 주식회사 C은행(이하 ‘이 사건 은행’)에 입사하여 근무해 옴.

- 2021. 12. 28. 00:50경 주거지 창문 난간에 전선을 연결하고 목을 매어 자살한 상태로 발견됨.
나. 피고 2024. 2. 2.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
- 처분사유: 업무와 사망 사이 상당인과관계 부존재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 8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가. 참조 판례: 대법원 2008. 3. 13. 선고 2007두2029 판결, 대법원 2012. 3. 15. 선고 2011두24644 판결 등 참조

 

나. 인정사실
1) 이 사건 은행의 직원은 일반직원(L직군)과 전문성과 시장가치 등이 높은 직무를 수행하는 전문직원(S직군)으로 분류되고, 전문직원은 S1부터 S4까지 순차적으로 직급을 부여받음.
2) 고인은 2011. 7. 1. 이 사건 은행에 일반직원으로 입사하여 산하 지점에서 고객담당 업무를 수행하다가 2014. 7. 1.부터 2016. 6. 30.까지 2년 간 육아휴직을 하였음.
3) 고인은 2016. 7. 1. 복직하여 다시 고객 담당 업무를 수행하다가 2018. 1.경부터 파생상품 영업부에서 자본시장 영업 업무를 담당하게 되었으며, 2019. 3.경 일반직원에서 전문직원으로 전환되어 S1 직급을 부여받음.
4) 이 사건 은행 전문직원운영지침에 의하면, 전문직원은 매년 인사평가 등급에 따른 승격포인트를 차등 부여받고1), 전문직원 전환 후 2년 이상 근무한 사람 중 기존일반직원 재직기간을 포함한 전체 재직기간 중 부여받은 승격포인트가 1,000 포인트를 넘는 S1 직급 전문직원이 S2 직급으로 승격하는 구조임.
5) 그런데 고인은 육아휴직 기간 중이었던 2015년도에 실질적으로 근무한 내역이 없어 당해 연도 승격포인트를 부여받지 못하였고, 전문직원으로 전환된 지 2년이 지난 2021. 4. 기준 승격포인트가 990 포인트에 그쳐 S2 직급으로 승격하지 못하였음.
6) 고인은 2021. 12. 20. 전출을 희망하지 않는다는 인사희망원을 제출하였는데, 2021. 12. 27. 연가로 자택에 있던 중 오후에 수석차장으로부터 2022년도 상반기 인사이동 시 타 부서로 전출이 불가피하다는 통지를 받았음.
7) 고인은 2021. 12. 27. 저녁 자택에서 소주를 마시다가 창문 난간에 멀티탭 전선을 연결하고 목을 매어 자살하였음.
[인정 근거] 갑 제3, 4, 9, 10, 14 내지 16호증, 을 제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다.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 및 앞서 든 증거에다가 갑 제7호증, 을 제2, 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고인이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통상인으로서는 도저히 감수하거나 극복할 수 없을 정도의 업무상 스트레스를 받았다거나, 그로 인하여 정상적인 인식능력 등이 저하된 상태에서 자살에 이르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함. 결국 고인의 업무와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음.
○ 고인은 육아휴직 중이던 2015년도 승격포인트를 부여받지 못하여 2021. 4.경 승격을 하지 못하였고, 2021. 12. 27. 본인이 희망하지 않는 부서 이동을 통지받아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으로 보이기는 함.

○ 그러나 이 사건 은행의 전문직원운영지침에 의하면, 전문직원의 이동은 공모를 원칙으로 하면서도 직원의 경력개발, 직무경력, 적성, 능력, 제반 인사평가, 조직운영상 필요 등을 고려하여 직무와 사무분담을 변경할 수 있고(제34조 제35조), 이는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의 재량 영역임. 고인이 전문직원 전환 2년차에 바로 승격하지 못한 것이나 2022년도 정기 인사이동에서 자신의 희망과 달리 부서를 이동하게 된 것은 회사라는 조직 내에서 통상 충분히 예측 가능한 범위 내의 일로 보일 뿐이고, 인사권자의 재량 범위 안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일 따름임.
○ 원고는 과거 이 사건 은행에서 육아휴직 기간 중 승격포인트를 부여하지 아니한 것은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19조 제3항에서 금지하는 육아휴직자에 대한 불리한 처우에 해당하고, 이로 인하여 고인이 극도로 절망하고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주장함. 그러나 육아휴직을 이유로 한 불리한 처우에 해당하는지여부는 별론으로 하더라도 그로 인한 스트레스가 통상인으로서 감내하기 힘든 것으로서 고인에게 정신적 이상 상태를 초래하였다거나 그로 인하여 자해에 이를 정도였다고 보기에는 부족하고, 달리 이 점을 인정할 만한 근거가 없음.
○ 원고는 2021. 12. 27. 수석차장의 유선상 인사통지가 일방적으로 근거 없이 이루어져 고인이 자살에 이르게 되었다고 주장하나, 해당 통지는 향후 예상되는 인사사항을 미리 알리고 양해를 구하는 비공식적 통지에 불과했던 것으로 보일 따름임. 더구나 직장에서 승진하지 못하거나 본인이 희망하지 않는 부서에서 업무를 수행하게 되는 것과 같은 사정은 직장생활에서 통상 발생할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달리 특별한사정이 없는 한 단순히 실의에 빠지는 수준을 넘어 자신의 의식이나 행위를 제대로 제어하지 못하고 자살을 선택할 수밖에 없을 정도의 극심한 충격이나 스트레스를 유발할것이라고 보기 어려움.
○ 또한 고인은 파생상품 거래 업무 등을 처리하면서 보통 08:40경 출근하여 18:10~30경 퇴근하였는바, 당시 수행하던 업무가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과중했다고 보기도 어려움. 달리 회사 동료나 상급자로부터 고인이 견디기 어려울 정도의 모욕이나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도 보이지 않고, 평소 업무상 요인으로 정신적 어려움을 겪었다고 보기에 부족할 따름임.


3. 결론
원고 청구 이유 없으므로 기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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